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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영화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1992)를 보며 알게되는 남자의 향기

by 잡학마켓 2023. 3. 13.

영화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1992)를 보며 알게되는 남자의 향기


1. 영화소개


이탈리아의 작가 지오바니 아르피노의 소설 [Il buio e il miele, 어둠과 꿀]을 원작으로 1974년 디노 리시가 감독을 맡아 제작된 영화를 1992년 미국의 마틴 브레스트가 제작과 감독을 맡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74년작 이탈리아의 여인의 향기에서 주연배우인 비토리오 가스만이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아 이탈리아의 감성이 아닌 미국의 감성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을 자아내던 작품이었다. 
비토리오 가스만이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면, 미국 버전에서는 알 파치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이된다.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 감독상등은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지만 골든글로브에서는 작품상, 각본상을 수상하여 여인의 향기 팬들에겐 어느정도 위안을 주게 되었다. 이탈리아 버전과는 이름만 같을 뿐 완전 다른영화로 제작된 미국판 여인의 향기는 뉴욕 할렘에서의 페라리 질주씬, 어린 고등학생을 대변하기 위해 강당에서는 전직 중령의 모습 등 다분히 미국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묻어난다. 
이영화는 흥행에서도  굉장한 성공을 거두는데 총제작비 3,100만 달러를 들여 전세계에서 1억 3천4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작품성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알 파치노는 숙원이었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만든 작품이다.


2. 줄거리


뉴잉글랜드의 명문 사립고등학교인 베어드 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재학중인 찰리 심슨(크리스 오도넬)은 크리스마스에 본가인 오레곤의 집으로 가야하는 여비를 마련하기위해 추수감사절 연휴에 짧은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었다.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일거리를 찾아 시각장애인인 퇴역 장교 프랭크 슬래이드(알 파치노)의 집으로 찾아가 그에게 도움을 주는 일거리를 얻는다.
몇일 전 친구인 조지 윌리스(필립 호프먼)과 다른 친구들의 장난으로 교장의 차가 페인트 뒤범벅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찰리와 조지가 목격자로 지목되어 장난의 범인이 누구인지 대답하라는 추궁을 받기 시작한다. 둘의 대답을 듣지 못하자 교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찰리에게 하버드 대학 진학을 미끼로 대답을 강요하나 듣지 못하게된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고 슬레이드는 찰리에게 자신의 여행에 동행할 것을 요청하고 예정에 없던 뉴욕여행을 시작하는 두사람. 1등석 비행기에 몸을 누이고 뉴욕의 최고급 호텔인 윌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여장을 풀고, 아무나 들어갈 수도 없는 오크 룸이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찰리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여행의 시간이된다. 리무진에서 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신에 관련한 이야기를 슬레이드에게 하며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도움을 요청한다. 

슬레이드는 찰리에게 시가 심부름을 시켜 찰리를 밖으로 나가게 한 뒤, 제복을 차려입고 권총으로 자살할 계획이었으나 찰리가 어렴풋이 분위기를 파악하고 다시 호텔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자살을 준비중인 슬레이드를 제지하는데 천직이었던 군인에서 시각장애인이 되버린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고 명예와 자존심이 전부였던 장교에서 병가 전역한 자신이 깃털만큼 가볍게 느껴졌음을 찰리는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런 찰리의 마음이 전달되어 슬레이드도 비밀여행에서의 마지막을 실행하지는 않는다.
베어드 고등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 모욕사건과 관련하여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 학교에 도착하여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슬레이드와 찰리, 찰리의 얼굴을 스다듬으며 작별을 고하고 학교 종소리에 300달러의 수고비를 받고 헤어진다.

징계위원회는 상벌위원들과 교직원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이고 강당위에 목격자인 조지와 찰리가 마치 피의자인듯 자리한다. 하지만 둘의 다른점은 조지는 베어드동문이자 막대한 부를 축적한 재력가인 아버지를 대동하였으나, 찰리는 어떤 조력자도 없이 혼자 앉았다는 사실이다. 교장선생님이 근엄한 훈계가 이어질 때, 리무진 기사의 안내로 슬레이드가 강당에 들어선다. 조력자 없이 혼자 앉아있던 찰리의 옆에 자리를 잡는데...


3. 총평


"Now, I have come to the crossroads in my life. I always knew what the right path was. Without exception, I knew. But I never took it. You know why? It was too damn hard. Now here's Charlie. He's come to the crossroads. He has chosen a path. It's the right path. It's a path made of principle, that leads to character. Let him continue on his journey."
"지금 나는 내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나는 언제나 올바른길이 어느쪽이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예외없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한번도 그길을 선택한적이 없었습니다. 왠줄 아십니까?? 그건 더럽게 힘들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 찰리는 갈림길에 서 올바른 길을 선택을 했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길이며, 리더의 길입니다. 그가 계속 할 수 있도록 놔두십시요. "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고등학생들의 장난으로 시작된 상벌위원회가 한 학생의 미래를 처참히 무너지게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온 명대사이다. 명예와 헌신의 삶을 살아온 자신조차 힘든걸 알아서 쉽게 선택하지 못했던 옳은 길을, 힘없는 고등학생이 지켜가고 있음에 진심으로 그 어린 학생을 존경하고 있다는걸 느끼게 해주는 명대사이다. 이 대사로 이영화의 제목은 여인의 향기가 아닌 남자의 향기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Rottentomatoes : 88%
IMDB : 8.0